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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러빙 빈센트,순수한 만큼 외로웠던 한 남자

by jojinji 2022.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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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빈센트
출처 - 구글 러빙 빈센트

러빙 빈센트, 순수한 만큼 외로웠던 한 남자

저는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자른 괴짜 화가?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화가 그리고 미스터리 한 그의 죽음 정도입니다. 생전에는 그의 천재성을 인정받지 못했고 그가 죽은 후 그의 그림들이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그의 업적이나 그의 그림들을 칭찬하기 위한 영화가 아닙니다.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이르게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저 한 사람으로서의 빈센트를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마음 한 구석이 먹먹하고 또 그만큼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순수했던 만큼 외로웠던 빈센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영화'러빙 빈센트'의 줄거리

이 영화는 고흐의 죽음의 얽힌 비밀들을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고흐가 떠난 지 1년 뒤 아를에서 고흐의 절친이었던 조셉과 그의 아들 아르망은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조셉은 아르망에게 고흐의 마지막 편지를 그의 가족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아르망은 고흐를 비난합니다. 조셉이 고흐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고흐가 세상을 떠나기 전의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빈센트는 친구 고갱이 그의 곁을 떠나자 좌절했습니다. 고흐는 불안한 심리상태로 그의 귀를 스스로 잘라버립니다. 이 소식을 들은 친구 조셉과 그의 아들 아르망은 그를 찾아가 치료해줬습니다. 조셉은 그가 심리적으로 무너졌고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회고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 아르망은 고흐가 약했기 때문이라며 고흐를 비판합니다. 그때 조셉이 말합니다. 살아보라고, 삶은 강한 사람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이죠.

다시 과거로 돌아가 고흐의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귀사 건'이후로 마을에서 고흐를 가까이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의 정신병은 나아지고 고흐는 심신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 모두는 그를 철저하게 외면했습니다. 고흐는 평소 그의 동생과 매우 각별한 사이였습니다. 그는 동생에게 자주 편지를 쓰고는 했습니다.

고흐의 동생 테오를 찾아간 아르망은 그곳에서 테오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고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은 테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고 그를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평소 고흐는 죽음이 아닌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던 사람이었고 유서 또한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죽음은 미스터리로 남았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행복해했던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고흐는 유년시절도 불행이 가득했습니다. 그는 미술 중개인을 하다가 그의 아버지를 따라 목사가 되려 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너무 어려워 통과하지 못했고 내내 실패하는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동생 테오는 항상 그를 믿었습니다.

고흐는 28살에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그는 그림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는 행복한 삶을 꿈꿨습니다. 그는 재능 있는 예술가였습니다. 그는 그림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영향력 있는 예술가가 되었습니다. 

아르망은 그의 주치의를 찾아 오베르로 갔습니다. 그곳은 고흐가 지냈던 마을이기도 합니다. 오베르에 도착한 아르망은 가셰 박사를 기다리며 고흐가 묵었던 여관의 주인을 만납니다. 그녀는 고흐가 오베르에서 행복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고흐가 친절하고 조용한 남자였다고 말하며 그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않습니다. 아르망은 고흐와 자주 함께 지냈다는 뱃사공을 만나러 갑니다. 뱃사공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느 날 더러운 까마귀가 고흐의 점심을 먹는데 그것을 지켜보는 그가 매우 행복해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고흐는 외로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가 부잣집 도련님들과 파티를 즐겼다고 말합니다. 아르망은 뱃사공에게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르망은 빈센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르망은 고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이었다면 왜 배에 총을 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고흐가 어울렸던 부잣집 도련님들은 고흐를 많이 괴롭혔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고흐는 스스로 그들과 어울렸습니다. 아르망은 도련님들 중 르네라는 사람이 총으로 서부 놀이를 자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마을의 다른 의사는 고흐가 다른 사람의 총에 맞은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정말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그를 해하려고 했던 것이라는 의문이 듭니다.

가셰 박사의 딸 마그리트와 고흐는 서로를 마음에 두었습니다. 하지만 가셰 박사는 고흐의 천재성을 망친다며 마가리트에게 그와 만나지 말라고 합니다. 마그리트는 고흐가 세상을 떠난 뒤 매일 그의 무덤에 꽃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마그리트는 자신을 자책하지만 아르망은 고흐를 죽인 것은 르네라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마그리트는 그의 죽음의 원인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그의 죽음보다 그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르망은 고흐의 마지막 편지를 테오의 부인에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답신을 받게 됩니다. 과연 그 답신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영화'러빙 빈센트', 빈센트 풍의 유화 애니메이션

이 영화는 약 100명의 유화 전문 화가들이 약 6만 점의 유화를 그려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세계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제목이 '러빙 빈센트'인 이유를 알아볼까요? 고흐가 가장 아끼던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들은 "반 고흐, 영혼의 편지"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고흐는 항상 러빙 빈센트(너를 사랑하는 빈센트가)라는 말로 동생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가 동생에게 보냈던 수백 통의 편지의 말미를 장식하는 "러빙 빈센트"가 영화의 제목이 된 것입니다. 고흐가 평소 얼마나 사랑이 넘치고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는지를 이 한마디만을 보고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100명이 넘는 화가들이 6만 점 이상의 그림을 그릴만큼 고흐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개개인의 특징이 드러나는 화풍이 아닌 고흐의 화풍을 따라 할 수 있는 유화 전문가들의 손으로 고흐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러빙빈센트1
출처 - 전자신문etnews

영화'러빙 빈센트', 영화가 말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삶

이 영화는 고흐를 싫어하고 불쾌해하던 아르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아버지가 고흐와 절친임에도 아르망은 고흐를 이해하려 하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고흐를 정신병자라고만 생각하던 그가 고흐의 삶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자신이 그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모습은 곧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영화를 보는 내내 또는 이 영화를 접하기 이전에 고흐라는 사람에 대해 그가 괴짜라고만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 모두에게 고흐의 진짜 모습을 기억해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가 후반부로 진행되며 마그리트의 말처럼 고흐를 죽음으로 이끈 범인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집니다. 고흐는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가 현대에 태어났어도 그의 개성과 그의 아픔을 우리가 보듬어줄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듭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고흐를 괴짜, 이상한 사람,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 넘치는 형이었고 든든한 친구였으며 자연을 사랑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사람으로 기억해달라고 이야기합니다.

영화'러빙 빈센트', 내가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눈물이 울컥 나오기도 했습니다. 고흐의 삶이 그가 얼마나 외로웠을지 너무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그는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외롭다고 숨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는 스스로를 위해 더 처절하게 맞서 싸웠던 것 같습니다. 평생을 외로웠던 그에 비해 저는 매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고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지 고흐의 삶을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저도 제 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맞서 싸워나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 영화는 억지로 감동을 주려고 하거나 명언들을 쏟아내려 애쓰지 않습니다. 그저 고흐의 삶은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것이지만 그것이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네요. 현재 본인의 삶이 힘들던 또는 그렇지 않던 모두가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고 어느 순간 삶의 위로를 받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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